오늘 '그것이 알고싶다'를 보고 참 여러가지를 느꼈습니다. 술에 관대한 우리의 문화를 다룬 내용이었는데 참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과 동시에 방송 마지막에 비춰진 나영이의 일기장 내용이 제 가슴한편을 꽉 쥐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우리 문화의 고쳐야 할 점과 동시에 제 생각을 써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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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술을 거의 하지 않는다. 평소에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이 없고 애초에 술이란게 (이래저래)싫다보니 자연스레 술과 멀어지는 것 같다. 그런 날 사회에선 어떻게 바라볼까? 애송이? 시시한 녀석? 뭐, 대충 이런식의 대답들이 들려 올 것 같다. 문제는 나 자신 또한 어느정도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술이 없는 모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디든 술이 끼질 않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술문화는 수작(酬酌)문화라고 해서 술을 자기가 원하는 만큼 마시는 것 보다도 서로 똑같이 술잔을 주고받으며 권유받는 곳이 일상화 되어있다. 서로 같이 술잔을 비움으로써 더욱 친해지고 우정이 깊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적당한 선에서 그치지 않고 또한 상대방의 주량을 무시하고 술잔을 비우게 됨으로써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일쑤다. 그래도 그런 문제들보다는 술을 못마시는 것을 더 수치스럽게 여기는게 또한 우리의 술문화인 것 같다. 덕분에 우리들은 길거리에서 노상방뇨를 하거나 드리눕거나 하는 주정뱅이들을 봐도 그다지 놀랍거나 혐오스러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럴수도 있지라는 생각을 하며 간단히 지나쳐버린다.
그래서일까? 정상적인 상태에서보다 술을 마시고 한 행동들은 심해도 관대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이번의 조두순 사건이 그렇다. 사실 이 뿐만이 아닌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술에 관련된 사건에서 이와 같은 관대함들을 많이 엿볼 수 있다. 특히나 법에서까지 이런 관대함이 묻어나 있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증거와 사건 동기등이 발견되도 겨우 술 조금 마시면 강간을 하든 살인을 하든 죄가 경감되기 일쑤다. 술로 인해 사리판단이 약해지고 심신이 미약해질 수 있는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너무나 무분별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더 큰 충격은 가해자보다도 관대한 제3자의 시선이다. 죄와 수치심을 동시에 느끼는 가해자에 비해 그저 명목적인 죄만 바라보는 우리들, 제3자의 시선속에서는 오히려 가해자보다 더욱 관대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술이 문제지 사람은 문제가 아니라는 사회전반의 인식이 매우 잘 깔려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온 우리의 전통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곤 하지만 정말 큰 잘못을 해서 죄값을 톡톡히 치뤄야하는 중형자들에게 까지 관대해지니 문제다. 결국 이런 몇몇 모순들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와 이번 조두순 사건과 같은 일이 또 다시 일어나고 만 것이다.
그럼 이런 모순들을 제거하고 사회 전반적으로 술에 대한 관대함의 인식을 바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 해답은 우리자신들에게 있다. 그것은 수치심을 자각하는 것이다. 술만 마시면 그럴수도 있지라는 이러한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선 우리들이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고 그에 맞게 행동을 절제하고 술을 마셔야만 뭐다 저다 하는 일종의 편견과 고집들을 조금씩 꺾어나가야 한다. 이런 편견과 고집들이 계속 이어지는 한 악순환의 고리들은 끊어질 수 없고 우리의 문화 또한 나쁘게 변질될 우려가 크다. 우리들만의 고유 문화인 만큼 더욱 성숙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