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버스.

울산에서 사시는 분에게 뭔가를 전해 드리기 위해 부산 노포동 버스터미널에 갔었습니다. 약 15분 정도만에 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려고 했죠. 그냥 지하철을 타면 빠르고 편하지만 15분 만에 일을 끝냈기 때문에 15분 간의 환승 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지하철의 환승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전 시내버스를 탈려고 했죠. 지하철을 타고 40분 이상이 소요되는 거리를 버스를 탈려고 하는것도 좀 우습긴 하지만 어차피 저에게 남는것이 시간이었기 때문에 여유 좀 부릴 겸 시내버스를 탔습니다.

어차피 한 방에 가는 녀석은 없고 어차피 중간에 또 환승하면 되기에 대충 먼저오는 녀석을 잡아타기로 했죠. 때 마침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148번 버스가 바로 오고 있어서 이 녀석을 탈 준비를 했는데... 막상 머릿속에 스쳐가는게 있더라구요. 이 148번 버스에 대한 안좋은 추억이... 뭐, 어차피 여기서 제가 탈 버스도 그리 많지않고 여유로운 상태였기에 걍 탔습니다. 그리고 타자마자 저를 반겨주는건 버스기사님의 다정한 인사였습니다.

"어서오세요 손님"

그것도 한번만이 아닌 타는 사람들 전부에게 인사를 하더라구요. 뭐, 가끔씩 인사를 하는 버스기사님들을 몇 번 보긴했지만 이 버스기사님은 하차를 하는 손님에게 까지도 인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안녕히가세요. 또 오세요~"

이를 눈치챈 몇몇 탑승객들은 내릴때 마찬가지로 기사님께 인사를 하더라구요. 어쨌든 시간이 흘러 제가 환승을 위해 내려야할 동래고등학교가 가까워졌습니다. 정차벨을 누르고 전 의자에서 일어서서 하차 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또 눈에 띄이는 것이 있더라구요. 그건 간단한 문구였습니다.

시간에 개념이 없으면 그 시간은 쓸모가 없고
생활에 계획이 없으면 그 삶은 쓸모가 없다.


내리기까지 약 20초 조차도 안남은 상황에서 그 문구가 너무 와닿은 나머지 기사님의 인사소리도 잘 못듣고 내려버렸습니다. 현재 제 자신에게 있어서 정말 뜨끔한 일침과도 같은 말이었기에 한참동안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순간 제 삶이 정말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 밖에도 여러가지를 느끼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만 버스이야기를 중심으로 써 봤습니다.

역시나 세상은 아직 아름다운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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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검君 | 2008/04/10 19:50 | 日常-일상-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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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kibi at 2008/04/10 19:53
음, 제가 요즘 듣고 있는 철학과쪽 수업에서는 계획적인 삶이 얼마나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잘 보여주고 있던데 말이죠..(...)
Commented by 마검君 at 2008/04/10 20:03
makibi//얼마전 '게으른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산다'라는 말도 봤습니다만 그래도 저 같은 경우 현재 너무나도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ㅜㅜ
Commented by 사이키 at 2008/04/10 20:28
저도 삼보 간다고 외대에서 68번 버스를 탔는데 기사분께서 '어서오세요.' 라고 인사를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탑승하는 승객이란 승객에게 모두 인사를...
역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마르키노스 at 2008/04/10 21:08
참 이런글을 읽고나면 군대에 있는게 눈물이 [...]
Commented by kykisk at 2008/04/10 21:29
가끔 아저씨들이 인사하시는거 아무생각없이 대답안하고내리면
그뒤에 굉장히 미안해지더군요..;
Commented by 디텍티브 at 2008/04/11 00:00
인사해주면 왠만해선 내릴때 인사해드리고 가는게 좋죠;
Commented by 카나마리아 at 2008/04/12 01:27
저도 통학버스 탈때는 내릴때 인사하고 내립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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